스몰 브랜드, 본질의 씨앗을 가꾸는 그들만의 성장 속도

‘브랜드를 한다’는 것은 이미 궁극적인 목적지를 설정한 것입니다. 어떤 수단을 선택할 것인지, 어떤 도로를 타고 갈 것인지, 어떤 속도로 나아갈 것인지는 '자기다움'에 달려 있습니다. 작은 브랜드라 하더라도 그들만의 속도와 리듬을 유지하며, 본질의 씨앗을 천천히, 꾸준히 가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빠르고 크게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없는 스몰 브랜드는 나의 브랜드 콘셉트가 자칫 지루하지 않을까 우려할 수도 있습니다.

광고 캠페인으로 유명한 제프 굿비는 브랜드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좋은 브랜드는 제품이 아닌 문화를 만듭니다. 나의 브랜드에 사람들이 머물게 하는 놀이터를 만들어야 하는 거죠. 그러기 위해서 님의 브랜드 놀이터에서 소비자가 즐겁게 지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사람들은 브랜드와 그 안의 메시지를 다소 추상적이라고 말합니다. 추상적으로 표현된 브랜드 이미지는 소비자를 단번에 사로잡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브랜드는 ‘가시화’되어야 해요. 마치 눈앞에서 보듯 오감으로 느낄 수 있도록 소비자에게 님의 브랜드 서비스를 전달하는 거죠.

입고, 먹고, 머물고, 쉬고, 꾸미고, 즐기는 것 중 나의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어떻게 체험하고 느끼게 할 것인지 고민해 봅니다. 이러한 체험의 합이 곧 브랜드니까요. 그리고 이를 통해서 소비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와 본질을 한 문장으로 적으면 그것이 곧 브랜드 슬로건이 됩니다. 브랜드를 가시화할 때, *메타포를 활용해 보아도 좋습니다.

누구를 위해, 무슨 이유로 브랜드가 출발했는지, 그리고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꿈꾸는지 등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 정신이 있어야 하죠. 이를 위해 브랜드 시작 단계에서 필요한 스텝이 바로 ‘브랜드 정의’입니다.

사람들은 보통 브랜드가 속한 카테고리에 대한 *고착개념을 갖고 있습니다. 이 고착개념에게 ‘NO’를 외치고 브랜드 정의를 해보면 어떨까요? 뻔한 고착개념을 부정하고 브랜드 정의를 시작하는 거죠.

예를 들어, '코카-콜라'라는 단어는 '달콤한 탄산음료'라는 개념이 소비자의 머릿속에 강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브랜드의 새로움을 어필할 때 고착개념은 소비자에게 지루함을 느끼게 합니다.

진부한 고착개념 대신, 브랜드를 소비함으로써 갖게 되는 기분, 혹은 가치의 표현을 찾아 대입해 보세요. 코카-콜라의 경우 음료를 마셨을 때 느껴지는 기분을 형상화해 ‘톡 쏘는 행복’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새롭고 재미있는 브랜드 정의가 탄생할 수 있을 거예요!

스몰브랜더와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만의 Brand Key를 이야기해봅니다. 

-

🔎 나의 스몰 브랜드 '그림책공작소’를 소개합니다!

🔑 그림책공작소는 ‘세상을 담고 세상을 바꾸는 그림책’을 모토로 2014년 설립했습니다.

지금까지 40종의 그림책을 선보인 그림책 전문 1인 출판사로, 모든 연령의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그림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영문은 ‘Picturebook Gongjackso’로 표기하는데 그림책 스튜디오 Picturebook Studio(Atelier)라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어떤 책을 만드는 출판사인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이름을 지었습니다. 투수의 공으로 치자면 변화구가 아닌 직구 같은 이름이죠. 더불어 그림책만 만들겠다는 각오도 새겼습니다.

🔎 스몰 브랜드를 시작하게 만든 당신의 키(Key)는 무엇인가요?

🔑 오랫동안 그림책만 편집한 경험입니다. 책을 만드는 일은 과학이나 수학처럼 결코 공식이나 정답이 있을 수 없습니다. 작가와 독자, 그리고 세상에 유의미한 책이 나올 수 있도록 애쓸 뿐입니다.

책을 만들 때는 감각과 직관이 중요한데 그러한 것들은 대체로 경험에 비례하기 마련이지요. 1인 출판사라 그간의 경험과 노력이 중요한 키(key)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 그림책공작소의 타깃과 니즈는?

🔑 그림책공작소는 세상을 담고 세상을 바꾸는 그림책을 만듭니다. 그러니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합니다. 그림책을 아이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그림책은 어른들이 향유하기에 아무런 부족함 없는 예술이자 문학이 될 수 있거든요.

비록 아직은 많은 (비)독자들이 그림책을 유아와 어린이를 위한 것이라고만 생각하지만, 소설이나 에세이 못지않게 생각과 삶을 바꿀 수 있는 귀한 그림과 글이 들어있다고 확신해요.

아이들과 한때 아이였던 어른들이 함께 울고 웃고 공감할 수 있는 책은 그림책뿐입니다. 최근에는 그림책을 사랑하는 어른들만을 위한 다채로운 콘셉트의 그림책을 만드는 출판사도 많고요.

🔎 브랜드 운영 이전의 경험이 어떤 도움을 주고 있나요?

🔑 10년 넘게 다른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했던 경험은 저에게 그림책에 대한 신념을 주었고, 덕분에 1인 출판사를 꾸릴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우리나라 출판의 전반적인 구조와 생리를 알게 되면서 느낀 점이 많았어요.

특히 계약, 유통 등의 과정에서 불합리하다고 생각한 부분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여 처리하고 있습니다. 가령, 국내 작가의 경우 해외 작가와 달리 인세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선에서 조정되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국내/해외 작가의 인세 비율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지요.

그림책공작소의 경우 초기 비용이 충분히 회수된 경우 외국 작가들과 계약하는 조건과 비슷하게 상향 조정하고 있어요. 출판계에서 이해할 수 없는 여러 지점을 제 사업체 내에서 개선하려고 노력합니다. 원래 있던 기반에 새로운 것을 더해 조금씩 나아지는 것, 이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key questions]

🔎 그림책공작소라는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활동 중 무엇이 가장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하시나요?

🔑 2014년 출판사를 시작했을 때 SNS가 점점 활성화되고 있었습니다. 저도 출판사 소식을 전하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시작했고 출간 공지 및 이벤트뿐 아니라 일상이나 근황까지 공유하며 독자들과 꾸준히 소통했습니다.

현재 팔로워 수가 인스타그램은 1.1만, 페이스북은 4천 명 정도입니다. 학교나 도서관에서 강연도 자주 하고 블로그도 하고 있지만,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을 통해 받는 피드백이 가장 빠르고 좋았습니다.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소통하는 것이 그림책공작소를 알리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 2014년도에 문을 연 그림책공작소는 2023년도인 지금 어떤 속도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현 속도에 만족하시나요?

🔑 창업 이후 3~4년 정도는 시속 200km로 달린 듯합니다. 만들고 싶은 책을 찾고 편집하고 제작하고 홍보하는 일련의 출판 과정을 여러 권 겹쳐서 반복했어요. 쉬지 않고 하느라 일주일에 3~4일은 기본적으로 밤을 새운 것 같아요.

1년에 7권씩, 많게는 9권을 내기도 했으니까요. 왜 그랬는지 모를 정도로 무모하게 살았지요. 그러다 2018년 고속도로 눈길에서 미끄러져 교통사고가 났습니다. 열흘 동안 혼수상태였는데 골절은 스무 군데가 넘어 5개월을 쉬었어요. 반성했지요. 하고 싶은 일을 오래 하려면 나를 우선 돌봐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고요. 사고 이후로 몸 상태를 떠나 밤을 새우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많은 책을 내는 것보다 어떤 책을 내는가가 더 중요해졌고요.

지금 그림책공작소의 속도는 80km인 듯합니다. 전방을 주시하면서 너무 느리지는 않게 가고 있습니다. 스몰 브랜드일수록 개인의 역할과 비중이 클 수밖에 없지요. 내 안위와 건강이 브랜딩의 기본입니다. 모든 스몰 브랜드가 건강하길 빕니다.

🔎 나만의 속도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알게 된 유의미한 지점이 있다면 브랜키 구독자와 나누어주세요!

🔑 지금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업무가 쌓여 있습니다. 그런데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 당장 해야만 하는 일들은 그리 많지 겁니다. 교통사고 이전에 제 삶은 정말 이상했던 것 같아요. 기획과 편집, 디자인, 제작, 마케팅, 회계, 재고, 독자 서비스 등 모든 영역에서의 일이 적체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지요. 1인 출판사이다 보니 모든 일이 제 몫이었고요.

제 삶에서 중요한 것은 다이어리에 적혀있는 업무 목록이었어요. 하지만 스몰 브랜드를 꾸리는 사람은 하루에 해야 할 수십 가지의 스케줄이 진정으로 무엇을 위한 것인지 망각할 때가 많아요. 곁에서 크로스체크를 해줄 동료가 많지 않거나, 아예 없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반복하다간 아주 심각한 상태가 되지요. 이제 저는 지금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 무엇인지 잘 압니다.

가족과 함께 충분한 시간을 보내는 것, 내 브랜드의 기본기를 튼튼하게 만드는 것, 의도적으로 더 많이 고민하고 성찰하면서 일하는 것! 긴장은 하되 긴박하지 않은 ‘나만의 속도’를 찾길 바랍니다. 특히 1~2년 차 스몰 브랜더에게는 이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 스몰 브랜드는 브랜드가 빨리 알려지지 않아 생기는 불안, 그리고 초조와 싸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몰 브랜드를 이끄는 대표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까요?

🔑  최고의 마케팅은 역시 제품입니다. 출판사는 좋은 책, 제과점은 맛있는 빵, 카페는 맛있는 커피가 기본입니다. 브랜딩은 기본에서 시작합니다. 기본이 좋으면 나보다 먼저 독자와 손님이 인정하고 주변에 홍보합니다.

기본을 다진 후에 SNS나 광고, 홍보 등을 더 하는 거죠. 앞서 그림책공작소는 SNS 를 열심히 했다고 했지요. 언제 시작했고, 얼마나 자주 했는지 살펴봐 주세요.

처음에 올린 포스팅에 공감이나 좋아요가 몇 개인가요? SNS 마케팅에 대한 불안과 초조를 이기는 방법은 꾸준함과 시간뿐입니다.

📌 참여대상 : 브랜키를 구독한 모든 구독자 대상

📌 참여기간 : 2023/08/30 까지

📌 당첨발표 : 2023/08/31, 당첨되신 분들은 이메일로 안내드립니다.

📌 당첨선물 : 3명을 추첨하여 라이크어거스트의 굿즈를 보내드립니다.

🔑

오늘 브랜키 이야기가 좋았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