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브랜드 Part 2.
고유한 것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다, 로컬 크리에이터

로컬 전성시대가 도래했습니다. 로컬 문화를 즐기고 로컬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로컬 지향 현상은 위기의 지역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도 로컬 특성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콘텐츠와 브랜드를 개발해 지역 소멸에 대응하는 지역이 속속 등장하고 있고 ‘로컬’과 관련한 여러 정부 사업도 확대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포틀랜드, 교토, 디트로이트…

이 도시들의 특징이 무엇일까요? 바로 다른 도시에 비해 독립적인 소상공인 산업의 비중이 높은 도시들입니다, 즉, 로컬을 기반으로 한 스몰 브랜드가 성행하는 곳이죠. 특히 포틀랜드는 독립 기업의 규모를 측정하는 “인디 시티 인덱스(The Indie City Index)”에 따르면 인구 1백만에서 3백만 사이의 메트로폴리탄 지역 중 여섯 번째로 독립 산업의 규모가 큽니다. 브랜키도 2022년 8월, 스몰 브랜드의 성지 포틀랜드에 다녀왔는데요. 포틀랜드의 스몰 브랜드들을 정리하여 특집으로 정리해보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도시였습니다.
(포틀랜드 특집을 마련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우리나라에도 포틀랜드와 같이 로컬 브랜드 기반의 독립 산업을 중심으로 성장을 꾀하는 도시들이 있습니다. 바로 강릉, 제주, 충주입니다. 이 외에도 많은 도시들이 현재 로컬 콘텐츠를 토대로 자신만의 브랜드 생태계 구축에 힘쓰고 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지방 소멸, 청년 실업, 도시 재생 등 여러 배경으로 인해 작은 동네나 구석진 골목, ‘지방’ 중소도시 등에 활력을 불어넣는 *로컬 크리에이터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로컬의 지속성을 높이고, 더 풍성한 로컬 브랜드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요? 로컬 브랜드 이야기 두 번째 편 주제인 ‘로컬 크리에이터’로부터 그 답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로컬 브랜드 주제는 5호(Part 1), 6호(Part 2)에 걸쳐 발행됩니다.

• 로컬 크리에이터  
  모종린 교수에 따르면 *로컬 크리에이터란 “지역 자원, 문화, 커뮤니티를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창의적 소상공인”입니다. 로컬 크리에이터는 단순히 한 지역에서 자신의 사업을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보다는, 해당 지역에서 새로운 문화와 가치를 만드는 역할을 하는 주체로 보는 게 좋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로컬 크리에이터를 ‘지역의 자연과 문화 특성을 소재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결합해 사업적 가치를 창출하는 창업가’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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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브랜키(Brand. Key) : 로컬 비즈니스(Local business)

지난 5호에서 우리는 로컬 비즈니스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한 지역을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것에서 나아가 ’로컬‘을 소재로 무언가를 새로이 만들고, 창조하는 ’로컬 크리에이터‘의 브랜딩은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요? 또, 어떻게 성장해야 할까요?

로컬 크리에이터의 브랜딩 사례를 함께 살펴보며 로컬 크리에이터의 브랜드 키🔑를 알아봅니다.

로컬 크리에이터를 향한 다양한 정부 및 기업 지원 사업들이 줄을 잇고 있지만 자생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그들의 브랜드는 지속될 수 없습니다. 자생의 시작은 지역의 ’특유’한 지점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뻔하지’ 않고 쉬워야합니다. 로컬 크리에이터가 다루는 소재는 크리에이터 뿐만아니라 방문객에게도 어렵지않아야해요!🤔

스쳐 지나가는 이도, 오랫동안 머무는 이에게도, 또 오랜 시간 머물렀던 이에게도 쉬워야 합니다. 스스로 사업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브랜드로 자리잡으려면, '누구나 드나들 수 있도록' 열려있는 지역의 *앵커 스토어(브랜드)가 되어야하는거죠.

• 앵커 스토어
  앵커 스토어란 혁신성, 지역성, 문화성을 기반으로 상권 공공재를 제공하는 상업시설입니다. 예전의 앵커 스토어가 어떤 상권을 대표하는 상징 점포나 대형 상가의 중심이 되는 핵심 점포를 말했다면, 로컬의 앵커 스토어는 지역 정체성, 대표성 등을 반영한 지역의 차별화된 장점을 발굴하여 다양한 혁신을 통해 여러가지 수익모델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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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독서모임 플랫폼에서 ’브랜딩‘을 주제로 연 북토크에 다녀왔습니다. 그 곳에 참석한 연사 중 감자밭 대표님도 계셨는데요. 대표님께서는 "강원도하면 감자가 유명하지만, 당시 감자를 가지고 브랜딩한 브랜드는 없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로컬을 새로운 관점으로 무언가를 바라보기시작할 때 비로소 로컬 크리에이터만의 브랜딩이 시작됩니다. 감자밭 대표님이 (주)밭의 브랜딩에 대해 말한 여러 이야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을 덧붙이며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저는 농부입니다. 농부에게 밭은 도화지 같습니다. 농부의 도화지인 밭에 무엇을 그리고, 칠할까 고민하면서 감자밭이 시작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밭‘을 계속해서 만들어나갈 계획입니다."

라이크어거스트(LIKE AUGUST)는 강릉 교동에 위치한 디자인 숍이자 기념품 숍입니다.

강원도와 강릉을 소재로 한 브랜드 캐릭터 제품을 제작 및 판매하고 있습니다. 라이크어거스트의 첫 작업은 강릉의 명소를 일러스트로 표현하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브랜드명을 지을 때 강릉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강릉의 이미지는 적당히 뜨거운 태양, 눈부시게 푸르고 청명한 하늘, 마음까지 시원하게 하는 탁 트인 바다입니다. 이 모든 것을 담고 있는 것이 바로 강릉의 8월이었고요. 이 시기에 많은 사람이 강릉에 방문해서 추억을 만들고 갑니다. 그런 추억을 더 선명하게 기억할 수 있도록 돕는 디자인을 하고 싶었어요. '8월처럼' 에너지 넘치며 '8월처럼' 강릉의 색을 잘 담는 기업이 되고 싶어 만든 브랜드가 ‘라이크어거스트’입니다.

[Key questions]

🔎 강릉이라는 지역이 갖는 의미가 있나요?

🔑 결혼을 계기로 강릉에 오게 되었는데, 살아 보니 정말 매력적인 도시라는 걸 알게 됐어요. 자연은 정말 감사할 정도로 깨끗하고 어디를 가든 푸른 풍경과 시원한 바다를 금방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엄청난 강점인 것 같아요. 같은 바다인데도 강릉 바다는 왜인지 더 깨끗하고 깊게 보였어요. 특별한 느낌이 있었고요. 자연과 늘 함께하다 보니 마음과 삶에 여유가 생겼고 강릉을 더욱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 지역의 크리에이터이자 동시에 스몰 비즈니스를 병행하시는데요. 그 과정에서 어려운 점과 장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 가장 어려운 점은 시간 관리입니다. 비즈니스와 디자인을 동시에 해야 하기 때문에 일의 종류가 많은 편이죠. 매장 운영, 고객 서비스, 제품 관리 등 비즈니스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일이 있고요. 또한 크리에이터로서 제품 디자인, 제작 등 다양한 작업을 조율해야 합니다. 때로는 에너지 소모가 많아 휴일에는 자연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관광객이 많아 다양한 연령층의 반응을 즉각 확인할 수도 있고요. 비즈니스 운영 방향을 빠르게 잡고 수정할 수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시도하는 방법은 무엇인지요?

🔑 언젠간 된다는 마음입니다. “그럴 수도 있지”라는 생각을 자주 해요. 지금까지 라이크어거스트를 하면서 어느 하나 쉽게 이루어진 것이 없었으니까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 후 다시 시도하고 또 시도하기. 그렇게 하다 어려움을 극복했을 때 기쁨은 더 커지는 것 같아요. 또 하나는 일하는 동료(남편)와 끊임없이 대화하는 것입니다. 혼자서만 고민하면 생각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때가 많거든요. 하나의 주제에 관한 자료 조사도 함께하고 의견도 공유하며 방법을 찾아 나가는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하루 종일 일 얘기만 할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 지역에서 크리에이터로 지속하려면 필요한 브랜드의 능력은 무엇일까요? 한편 지역에서는 더 많은 크리에이터가 지역에 머무를 수 있도록 무엇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 아이덴티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스타일, 가치관, 관심사 등이 명확해야 고객의 관심을 받을 수 있습니다. 높은 콘텐츠 품질로 일관성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 때 고객의 관심이 계속될 수 있죠. 고객의 꾸준한 관심이 곧 높은 브랜드 가치와 연결된다고 생각해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지역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해요. 물론 지금도 다양한 지원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단발성 지원이 아닌 지속적인 관리와 서포트가 필요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장소 제공 프로그램이나 예산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크리에이터들이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이 중요해요. 크리에이터는 자유롭게 작업하고 실험할 수 있는 기반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죠.

🔎 라이크어거스트의 디자인 제품과 강릉과의 연관성을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시는지요?

🔑 거창하게 말하자면, 라이크어거스트가 곧 강릉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요! 애초에 브랜드를 시작한 이유가 강릉의 아름다움을 저만의 스타일로 담고 싶었기 때문이었고, 브랜드명 또한 강릉을 생각하면서 만들었으니까요. 제품도 대체로 강릉과 연관되어 있고요. 앞으로도 강릉과 연관된 제품을 만드는 것은 변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 라이크어거스트만의 여러 캐릭터가 있는데요. 캐릭터 작업 과정과 활용 및 확장에 대한 이야기가 듣고 싶어요.

🔑 매장 오픈을 준비하면서 타깃 고객층인 20~30대가 좋아할 캐릭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강릉’, ‘강원도’ 하면 떠오르는 소재를 생각했고 감자, 옥수수, 커피, 불가사리, 소나무, 두부 등으로 추려졌지요. 자연물을 활용해서 친근한 정서를 전달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저희 창고에 사는 길고양이 ‘베부’도 캐릭터로 만들고 싶었고요. 베부를 강릉에서의 서핑을 즐기는 캐릭터로 표현해서 다른 캐릭터와 함께 스토리를 엮어냈어요. 베부가 감자 친구, 옥수수 친구와 산책을 즐기고, 낚시를 하기도 하고요. 그렇게 지내다가 불가사리 친구 코타와 아하를 만나기도 해요. 강릉에서의 일상을 캐릭터의 이야기에 담아보았습니다. 그중에선 감자가 가장 인기 많습니다. 감자라는 소재가 강원도를 대표하기도 하지만, 누구나 자주 먹는 식재료라 친근감을 느끼시는 것 같아요. 감자를 발견하면 모두 미소를 띠는 모습이 제게 큰 기쁨을 줍니다.

🔎 스몰 브랜드를 운영하기 위한 초능력 한 가지를 얻게 된다면?

🔑 제품을 뚝딱 만드는 초능력을 가지고 싶습니다. 만들고 싶은 제품은 많은데 소규모 자본으로 만들 수 있는 제품은 한정적이네요. 디자인 작업은 마쳤지만 제작하지 못한 제품이 너무 많습니다. 컴퓨터 속 ‘보류’ 폴더에 있는 제품을 모두 만들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이런 상상만으로도 행복이 차오르네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됩니다.

🔎 디자인 업계 또는 로컬 크리에이터들의 스몰 브랜드 마켓에 관한 라이크어거스트의 생각은 어떠한가요?

🔑 디자인 업계는 뭐니 뭐니 해도 창의성과 독창성이 있다는 것이 핵심이죠. 자신만의 독특한 아이디어와 스타일로 제품을 만들어 내며, 대기업과는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여 제품을 생산하고요. 이 과정에서 고객에게 흥미롭고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합니다. 또한 로컬 크리에이터들은 확실히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어요. 지역의 지속 가능성에 매우 긍정적 효과를 만들어 내는 주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에서의 스몰 비지니스는 아직 대도시와 달리 경쟁이 심하지 않아 기회가 많습니다. 로컬 시장에 도전하는 크리에이터들이 많아진다면 좋겠습니다.

🔎 업종 불문, 개성이 잘 드러난다고 생각하는 스몰 브랜드를 추천해 본다면?

🔑 강릉 강문해변에 있는 ‘용궁사우나’입니다. 이름부터 특이한데 메뉴 또한 특별함이 가득합니다. 동네 사우나에 온 듯한 인테리어와 어디에서도 먹어 본 적 없는 용궁떡찜, 용궁파스타, 솔잎모히또 등 다양한 메뉴가 있습니다. 어디에도 없는, 오직 용궁사우나만의 맛이 있는 곳이라 좋아하는 곳입니다.

🔎 라이크어거스트의 연료가 되는 '브랜드 키'는?

🔑 강릉과 강원도를 좋아하는 마음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모두 바쁘게 살아가죠. 어쩔 수 없는 사회적 흐름이지만 강릉에서는 느림을 만끽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자신을 돌아볼 여유를 삶 속에서 자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에 매우 감사합니다. 물론 이곳도 치열함과 바쁜 삶에서 완벽하게 분리될 수는 없지만 서울과는 다르니까요. 분명 강릉만이 선사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점이 바로 라이크어거스트만의 색으로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어 : 성은 에디터

라이크어거스트의 브랜키는 '좋아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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