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몰 브랜드를 시작하게 만든 당신의 키(Key)는?
☕ 커피 바리스타 월드 챔피언인 ‘폴 바셋’을 직접 만난 적이 있습니다. 당시엔 카페 업계에 종사하고 있지 않았는데, 그때 그에게 들었던 말 덕분에 커피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어요. 이탈리아나 호주에서는 커피를 마치 담배 태우듯 10분 내외로 서서 마시고 가는데, 한국은 커피 한 잔으로 몇 시간 동안 앉아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 놀라웠다고요. 어쩌면 앞으로 한국도 가볍게 에스프레소 한 잔만으로 일상의 여유를 찾는 날이 오겠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하고 있었어요. 마침 새로운 공간을 준비하던 시점에 그 생각이 떠올랐고요. 트렌디하고 깔끔한 콘셉트의 에스프레소 바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 파밀레의 타깃과 니즈는 누구이고 무엇인가요?
☕ 브랜드명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삭막한 일상 가운데 가족과 같은 휴식 공간이 필요한 분들이 와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언제나 힘들면 잠시 들러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가볍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기억되길 바랐습니다. 나이와 관계없이 커피를 매개로 한 휴식 공간이 저희가 추구하는 방향입니다. 다행히 저희의 모토가 잘 구현된 덕분인지, 남천점의 경우 할머니부터 손녀까지 3대가 카페를 찾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행복한 가족들이 카페 문을 열고 들어오는 것을 보면, 파밀레가 좋은 시간을 선사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어요. 보람된 일을 한다는 기쁨이 있죠. 에스프레소 바와 커피 전문점의 경우, 자칫 차갑게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다정한 에스프레소 바를 기대하는 니즈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대표를 포함한 직원들과 손님들이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key questions]
🔎 부산이라는 도시, 그리고 각각의 오프라인 매장의 위치를 선택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 부산은 저의 고향입니다. 서울에 지내면서도 부산에 분기별로 한 번은 꼭 왔어요. 내려와서 일을 하기도 하고, 휴가를 보내기도 했죠. 제겐 가장 편안하고 친숙하게 느껴지는 곳이라서 사업체를 꼭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일터가 있으면 아무래도 자주 오지 않을까 싶어서요.
그중에서도 남천동은 제가 유년기를 보낸 곳이에요. 이 지역의 변천사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죠. 부산에 내는 첫 매장은 자연스럽게 남천동이 되어야 할 것 같았어요. 이해도가 높은 지역에서 하면 좋을 거로 생각했습니다.
🔎 남천, 망미, 동래점까지 총 세 곳의 파밀레가 있는데요. 각 매장마다 특별한 특징이 있나요? 지역색을 담은 다른 운영전략이 있으신지요?
🔑 남천점은 주변에 부산을 대표하는 대학교가 가까운 거리에 두 곳이 있고, 아파트도 많은 편입니다. 그래서 학생들은 물론이고 나이 지긋하신 분들도 쉽게 찾아주시고요. 방문자의 세대가 폭넓기 때문에, 타깃을 지나치게 한정하지 않고 모두가 편안하게 방문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망미점은 오프라인 매장에 치중하기보다, 딜리버리 서비스에 집중하고자 오픈한 매장입니다. 망미동의 거주 연령이 대체로 높기 때문인데요. 오프라인 방문객들의 연령대를 고려하여, 매장에서 커피를 드시면 뻥튀기를 드리기도 하고(웃음), 가끔은 고민도 나누는 친근한 무드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동래점은 바로 맞은 편에 롯데백화점과 지하철역(명륜역)이 있어요. 유동 인구가 이른 아침부터 하루 종일 많은 편이고, 오피스 상권으로 분류됩니다. 최대한 신속하고 맛있는 음료를 제조하려고 노력 중이고요. 주변 카페와 달리 저희는 늦은 자정까지 영업하고 있어요. 최근 한 손님이 늦은 밤에 오셨어요. 아내 분이 임신 중인데 시그니처 디카페인 라테가 너무 당겨서 20분이나 운전해서 오셨다고요. 동래점에서 기억에 남는 손님이네요.☺️
🔎 확장 계획이 있나요? 부산 내 확장을 원하는지, 부산을 벗어난 확장을 고려하시는지요? 확장 시 가장 주요하게 고려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다음 매장은 서울 방배동 인근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제가 사는 곳과 가까워서요. 물론 서울에 근사한 카페가 많지만, 파밀레만의 강점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파밀레의 자랑거리 가운데 하나는 다양하고도 완성도가 높은 디저트 라인업입니다. 눈꽃빙수, 상하목장 우유 아이스크림, 그릭 요거트, 크로플, 크로넛 등 직접 만드는 디저트 종류가 많습니다. 딜리버리 시장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고요. 이런 부분을 제대로 부각할 수 있는 매장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 로컬 비즈니스이자, 스몰 비즈니스 오너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부지런함과 동기부여가 가장 중요합니다. 진부하지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죠. 365일, 매일 생각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 필요해요. 성실하게 계속해 나가려면 동기부여는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도 동기를 유발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어요. 단순히 금전적인 보상뿐 아니라 브랜드에 대한 책임감과 애정을 가질 수 있도록 조언하고 있습니다.
🔎 스몰브랜드에 지역을 담기 위해 한 특별한 노력이 있다면요?
🔑 저희 브랜드 시그니처 고양이 캐릭터가 있어요. 파밀레를 만들 때 ‘남천동의 골목을 한가하게 돌아다니다 뜻하지 않게 만나는 에스프레소 바’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고양이 캐릭터가 파밀레를 만나 놀라는 것처럼 털이 삐죽 서 있는 모양으로 그렸어요. 파밀레가 가족을 뜻하기 때문에 부드러운 털을 가진 동물로 고른 것이기도 하고요. 대학가의 상쾌한 분위기를 넣고자 키 컬러를 ‘블루’로 선택하기도 했어요. 매장 내에 해운대와 광안리에 있는 고양이가 그려진 일러스트 벽화도 있고요. 디자인을 통해 로컬을 담기 위한 노력을 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