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키 레터 vo.14에서는
스몰 브랜더 '허송세월' 이진선 대표님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

함께, 허송세월 만의 작은 씨앗이 어떻게 커지고 피어나고 있는지 살펴볼까요!

🌱

공유 작업실 ‘허송세월’의 이진선 대표는 산문집 <나는 애틋해질 어느 날을 살고 있다>의 작가이자 작은 글방 ‘애쓰는 밤’을 오래 꾸려온 선생님이다. 글방에서 만난 여러 사람과의 ‘애틋한’ 시간과 자신의 작업을 위한 공간이 필요해서 열게 된 공간이 연남동의 허송세월. 영화 모임, 독서 모임 등 문화예술을 위한 공유 공간으로 확장해 나가는 허송세월의 시작과 현재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스몰 브랜드를 시작하게 만든 당신의 키(Key)는 무엇인가요?

🔑 회사 생활이 쉽지 않았어요.😣 워라밸이랄 게 없었죠. 일을 끝내면 ‘시간’이 생길 줄 알았는데, 일 하나를 마치면 또 다른 일이 생기더라고요. 실적은 1000% 가까이 쌓였지만 보람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책 한 권 읽을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전혀 못한다고 회사에 이야기했더니, 회사에서는 제가 ‘노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그런 건 ‘일’도 아니고 ‘중요한 것’도 아니라면서요.

제가 원하는 건 책을 읽는 것이었습니다. 음악을 듣고, 글을 쓰고, 악기를 연주하는 것이었어요.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이런 일들은 저를 부자로 만들지는 않지만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때 진짜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깨달았어요. 퇴사 후에는 사회에서 요구하는 일 말고, 저에게 중요한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  ’허송세월’이라는 브랜드명이 흥미롭습니다! (웃음) 어떻게 짓게 되었나요?

📝 앞서 말했듯 사회에서 요구하는 가치와 저에게 중요한 가치 사이에는 낙차가 있습니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가치도 물론 중요하지만 전부는 아니라고 세상에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때 애인과 대화를 나누고 가상의 작업실을 상상하면서 장난처럼 했던 말이 브랜드명이 되었어요. 이름을 허송세월로 짓는 거야! 진짜 허송세월을 누릴 줄 아는 사람만 올 수 있어. 부장급 이상은 못 들어 와. 연봉 6천만원 이상도, 주식하는 사람도 안 돼. 망한 사람은 봐주자, 하는 식으로요. 그러다 정말 작업실을 열게 되었고, 고민없이 ‘허송세월’이라 지었습니다. 허송세월이야말로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진짜 시간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어요.

🔎  ‘허송세월’을 구상했던 준비 단계의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공유해주세요!

📝 비슷한 기능을 작은 서점들이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위치상 가까운 곳에 책방밀물을 비롯한 여러 책방이 있는 상태라 서점은 포화라고 생각했어요. 뛰어든다 한들 살아남을 자신이 없었달까요. 제가 글을 쓰기 위한 작업실로 실제로 사용하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초기의 아이디어이자 목표였어요.

오픈 초반엔 수업을 많이 개설하고 싶어서 여러 창작자에게 DM을 보냈어요. 공간을 내어줄 테니 수업을 해보시라고 제안했죠. 하지만 제가 글 작업을 하는 사람이어서 그런지 문학 쪽에 집중한 수업과 모임의 경우 모객이 더 잘 되었고 점차 그쪽의 비중이 늘어난 것 같아요.

🔎 ‘브랜드 운영 이전의 경험이 어떤 도움을 주고 있나요?

🔑 홍보대행사에서 AE로 일했어요. 그런데 회사에서 일을 하면 어쩐지 사기치는 기분이 들곤 했어요. 클라이언트와는 진실한 소통을 주고받기보다 더 큰 이윤을 위해 상품을 부풀리고 과시해서 팔아내야 했죠. 일을 배우는 재미도 있었지만 씁쓸함을 느끼는 순간이 많았어요. 그러나 글방을 운영하면서는 커다란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수강생들의 소중한 피드백을 듣고있으면 별 거 아닌 제가 대단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너무 고마워서 그 모든 말을 하나하나 계속 모으고 싶어요. 회사에서 자잘한 기술을 배운 건 맞지만, 실제론 회사 밖에서의 경험(글방 선생님, 산문집 발간 등)이 더 현재 허송세월 운영하는데 있어서는 더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또한 제게 있었던 방황의 시간도 큰 역할을 하고 있어요.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이 골목까지 찾아오는 사람들은 대체로 외로워요. 저에게는 그들의 연약한 마음을 알아볼 수 있는 눈이 있다고 생각해요. 비슷한 시기를 통과하면서 생겨난 시선이거든요. 그 시기는 힘들고 고달팠지만, 제게 소중하고 큰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 '허송세월'의 타깃과 그들이 원하는 니즈는 무엇일까요?

🔑 제가 어떤 타깃을 목표로 하고 만들었다기보다, 운영하다 보니 알게 된 편에 가까워요. 허송세월의 타깃은 대체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현실에서 다 못한 사람들”입니다. 풀리지 않은 마음속 숙제가 한 가지는 꼭 있는 사람들. 그것을 글로 쓰고 마음에 있는 것을 토해내고 싶어 오시는 것 같아요. 응어리진 감정을 토하고 싶다는 게 그들의 니즈겠죠.

제가 그분들을 위해 애쓰는 것은 솔직해지는 연습을 시키는 거예요. 허송세월에서는 그런 것들을 토해내더라도 모두 받아들여질 거라는 믿음을 주는 것이고요. 모임의 결, 공간의 분위기와 맞지 않는 분들은 참여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보다 안전하고 편안한 시간을 만드는 것이 참여자에게도 제게도 중요해요. 다른 곳에서 호스트를 해본 적이 있는데 제가 추구하는 방향과 맞지 않는 사람과 모임을 진행하는 것이 쉽지 않더라고요. 모임 구성원들이 만족하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 외려 장기적으로 보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 '허송세월'에서 현재 가장 집중하고 있는 업무는 무엇인가요?

📝 여전히 글방이 중심이지만, 프로그램을 다양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영화 모임을 잘 운영하기 위해 암막 커튼을 제작했고요. (웃음) 손님이 없더라도 규칙적으로 열려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굿즈 제작도 하고요. 계속 사람들이 드나드는 작업실이 되는 게 최근의 목표랄까요.

🔎 어떠한 기준으로 강사를 섭외하고 클래스를 기획하는지 궁금합니다.

🔑 작업실 이름을 ‘허송세월’로 짓고 나니 절로 엉뚱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시인과 함께하는 클래스에서는 시 얘기 말고 본격적으로 고양이 얘기만 하기도 하고요. 음악 하시는 분과는 음악과 싸우지 않고 마스터링 끝내는 방법을 안내하기도 합니다. 허송세월이라는 이름과 어울리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만 1년이 되지 않은 공간을 스스로 평가해 본다면요?

📝 작년 11월에 허송세월을 열었거든요. 아직 월세 밀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매우 고무적입니다! 이런 답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실은 허송세월을 언제까지 운영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엄청난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열었다기보다는, 에세이와 소설 작업을 하면서 먹고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을 마련하기 위해 열었다고 해야 하니까요.

🔎 스몰 브랜드 운영, 시작해보니 어떤 점이 가장 어려운가요?

📝 무작정 연락해서 강의를 열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분들이 간혹 있어요.
혹은 제가 운영하는 글방의 프로그램과 거의 유사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는 분들도 있고요. 그런 경우에는 정중하게 거절하는 편이에요.

또 다른 고민은 인기 많은 동아리방의 모양이 나기를 바라는데, 아무래도 골목의 작은 공간이다 보니 선뜻 들어오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볼 때가 있어요. 이 진입장벽을 허무는 방식이 무엇일지 고민 중입니다.😖

마지막으로는 공유 공간을 이용하는 방식에 친숙하지 않은 듯한 분들이 많아요. 시간당 공간 이용료를 내야 하는데 모임에 참여하고 이후의 시간은 자유롭게 이용하는 경우가 많죠. 공간 이용료에 대한 안내가 제대로 되어야 할 것 같지만 당장 상품 하나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직접적으로 결제를 유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작은 브랜드가 고객의 클릭과 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세 가지 핵심 전략

1) 진정성 있는 소통
고객이 궁금해할 정보를 제공하고, 일관된 브랜드의 철학과 가치를 전달해 보세요.
망넛이네

비건 빵의 개발 과정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유해 고객의 신뢰와 감정적 유대감을 형성했어요.

2) 맞춤형 소통
고객의 특성을 파악해 그들의 관심사에 맞는 콘텐츠를 제작해 보세요.
핏타민

1)고객의 건강 목표에 맞춘 정보를 제공하고,
2)Q&A 세션을 통해 고객의 참여를 유도하여 브랜드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어요.

3) 사전 마케팅과 팬 확보

제품 출시 전에 사전 마케팅을 통해 잠재 고객을 확보하고 기대감을 높이세요.

콜린스

출시 전 1)‘지극히 개인적인 삶’을 주제로 콘텐츠를 꾸준히 업데이트해 팬층을 형성하고,
2)브랜드 키트를 제공하여 출시 후 높은 판매 성과를 달성했어요.

4) 결제를 유도하는 전략

고객의 결제를 유도하기 위해 한정판 제품 출시, 특별 할인, 무료 배송 등의 프로모션을 활용하세요.

1)긴급성을 강조하는 문구(예: "한정 수량", "마감 임박")
2)리뷰, 후기, 고객 추천 콘텐츠를 통해 신뢰를 쌓아 구매 결정을 돕는 방법
3)구독 서비스나 번들 상품을 제안해 결제 금액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했어요.

이러한 전략은 대규모 마케팅보다 소규모의 고객 기반에서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답니다!👀

🔎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혹시 어떤 준비를 하는 중이신가요?

🔑 운영하는 모임들이 날개를 달고 널리 퍼졌으면 좋겠어요. 영화 수다 모임을 잘 만드는 데 힘을 쓰고 있고요. 모임을 알리기 위해서 릴스도 찍고, 스레드에 게시물도 자주 올립니다. 쉽진 않은데요. 가끔 릴스나 스레드를 보고 왔다고 하는 손님을 만나기도 해요. SNS가 무척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앞서 공간 이용료 지불에 대한 의식이 필요하다는 이야길 했는데요. 작업실 정기권을 만들어 판매하면 어떨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관리는 쉽지 않겠지만, 정기권으로 모여서 작업을 하다 보면 결속력도 생길 것 같고요. 결제 유도에 대한 어려움도 나아질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 허송세월의 1호 직원을 뽑는다면 어떤 사람과 함께하고 싶으신지요?

🔑 어쨌든 허송세월에는 여러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잖아요. 다소 추상적이지만 ‘무해한 복숭아’ 같은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어떤 사람은 얼굴만 봐도 마음이 편안하고 위로가 되잖아요? 모임 공간에서 필요한 능력은 응대를 잘하는 것, 주접을 떨어 모두를 웃게 만드는 것, 격려를 할 줄 아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사람이 있다면 함께 일하고 싶네요.

🔎 동종 업계의 스몰 브랜드 마켓에 관한 대표님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 공유 작업실, 클래스와 모임을 위한 공간, 대관 등 여러 범주로 허송세월을 바라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제 의도는 ‘글방’을 핵심으로 뒀어요. 글을 쓰고 나누는 공간을 갖고 싶다는 게 중요했죠. 하지만 다른 글방들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얼마나 정기적으로 사람들이 모이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저도 아직 사람들이 모이는 특정 시기나 패턴 등을 파악하지 못했거든요. 책도 그렇고, 독서 모임이나 글쓰기 모임도 그렇고 열고 싶은 사람이 참여하고 싶은 사람보다 많은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 적도 있습니다. 하나의 공간이 여러 기능을 할 수 있겠지만 어떤 부분에 집중하는가에 따라 방향성이나 지속 가능성이 천차만별로 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 업종 불문, 개성이 잘 드러난다고 생각하는 스몰 브랜드를 추천해 주세요!

📝 연희동 백색소음이라는 와인 바를 추천하고 싶어요. 백색소음의 특별한 지점은 책이 500여 권 정도 있다는 거예요. 음식 먹으면서, 책도 보면서 와인도 마실 수 있는 공간은 흔치 않으니까요. 음악회가 열리기도 해요. 저도 종종 손님으로 방문하고요.

🔎 ‘허송세월'의 연료가 되는 '브랜드 키'는?

🔑 이곳에 들렀다 떠나는 사람을 볼 때가 좋아요. 그들이 치유되었다는 확신이 들거든요. 저의 독단적이고 개인적인 판단이 아니고, 실제로 떠난 사람들이 제게 피드백을 줘요. 덕분이라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고요. 제가 큰돈을 만들지 않을지언정 쓸모없는 일을 하고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계속 ‘허송세월’을 운영하는 연료가 되어주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