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키 레터 vo.16(2)에서는

스몰 브랜더 ‘오이소이’의 박소이 대표님과 계속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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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 소개된 오이소이 이야기, 그 뒷이야기를 함께 들어볼까요? :)

2. 스토리를 담은 브랜드 아이덴티티

3. 실패를 통한 성장과 변화

🔎 이번 전시를 통해 브랜드 운영에 관해 배운 것이 있다면 소개해 주시겠어요?

🎀 좁은 익선동 골목의 작은 공간이다 보니 사람들을 빠르게 지나가는 사람들을 어떻게 공간 안으로 들어오게 할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그래서 작은 입간판을 만들어 세워두었죠. 여기에는 다양한 키워드를 적어봤어요. 무료 전시, 포토존, 쇼룸, 팝업. 그중 단연 사람들의 발길을 가장 많이 사로잡는 단어는 ‘팝업'이었어요. 전시를 한다고 해서 가만히 앉아 누군가 들어오길 기다릴 게 아니라, 요즘의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한 실험을 거듭해 보는 연습을 하는 시간이었어요.

또한 당장 전시된 상품들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전시를 둘러보면서 들리는 말들을 주의 깊게 들었죠. 예비 고객의 시각을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는 기회니까요. 모든 방문이 곧바로 직접적인 수익이 되지 않더라도 이번 전시를 통해 얻은 게 많다고 생각해요.

🔎 앞서 서울 일러스트레이션 페어 참여도 언급하셨는데요. 관심도가 높은 행사이니 이에 관한 내용도 궁금합니다.

🎀 작년 겨울과 이번 여름, 2회 참가했어요. 첫 번째 서일페는 소개했던 릴스에서 볼 수 있듯이 처참한 결과였지만, 두 번째에는 브랜드의 전반적인 부분을 많이 개선해서 참가할 수 있었어요. 저는 기본적으로 내향적인 편이라 이런 페어가 쉽지 않거든요. 사람들이 오이소이의 부스에 접근하면 적극적으로 제품을 소개하고 알려야 하는데, 그러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지요.

하지만 첫 번째 서일페 참여 때 브랜드의 부족한 면을 크게 깨닫고 오이소이를 디벨롭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어요. 두 번째 참여 땐 오이소이가 한층 성장해있다는 것을 제 눈으로 볼 수 있었고요. 직접적인 피드백을 받는 부분을 통해 개선해야 할 부분을 또 발견하게 되기도 해요. 응원의 말을 듣기도 하고요. 힘들지만 자극을 받게 되니까 계속 참가할 수 있는 듯해요.

🔎 스몰 브랜드가 전개할 수 있는 오프라인 행사에 관한 꿀팁이 있을까요?

🔑 실은 지금 저희가 함께 인터뷰하고 있는 <Listen careful WE> 전시 공간이 지원 사업을 통해 얻을 수 있었어요. ‘경기청년 갭이어'라는 청년 대상의 경기도 지원 사업인데요. 청년들이 새롭게 도전해 보고 싶은 일을 도와주는 사업이에요. 아무래도 소자본으로 혼자 꾸려가는 브랜드이다 보니 지원 사업의 도움을 받으면 필요한 부분을 해소할 수 있기도 해요. 저는 전시에 꼭 도전하고 싶었고요. 덕분에 익선동의 공간을 구할 수 있었어요. 물론 페이퍼워크가 많기도 하고, 지원 사업마다 가지고 있는 특별한 주제나 특성을 제 사업에 반영해야 하는 한계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한 스텝 나아가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특히 전에 해보지 못한 시도를 하고 싶을 때 지원 사업이 큰 힘이 됩니다.

🔎 오이소이가 단기 혹은 장기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 단기적으로는 상품군을 개발해 라인을 확대하고 인기가 줄어든 상품은 정리하는 것이 목표예요. 제가 손수 만드는 것들이기 때문에 상품군을 개발하는 데에 고려해야 할 점이 많거든요. 이렇게 라인이 확정되면 입점처를 늘려보고 싶습니다. 찹스틱스나 29CM 입점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해당 플랫폼 입점을 위해서 최소한으로 꾸려야 하는 제품군과 허들이 될만한 조건이 있기 때문에 그것들을 충족시키는 데에 주력할 생각입니다.

보다 장기적으로 접근하자면, 팝업 스토어를 열어보고 싶어요. 요즘 팝업의 성지인 성수동이나 더현대서울에서 팝업을 해보고 싶다는 나름의 큰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작업 공간을 마련하고 싶기도 해요. 제가 쓰는 유성 잉크의 경우에는 냄새가 많이 나고, 또 부피가 큰 원단이 많아서 작업실이 절실하거든요. 그리고 추상적인 목표이긴 하지만 ‘선물하기 좋은 추천 상품'과 같은 리스트에 자주 언급되는 브랜드가 되면 좋겠어요. 선물하는 사람에게도, 받는 사람에게도 기쁨을 주는 브랜드가 되고 싶어요.

피드백과 협업으로 확장하기

• 오프라인 행사에서의 고객 반응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브랜드를 성장시키고, 더 큰 기회를 모색해보세요!
• 전시와 팝업은 고객의 생생한 피드백을 듣고 상품군을 개선하고 브랜드의 방향성을 조정하는 기회에요!
• 행사 이후,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판매 플랫폼이나 입점처를 타진하며 브랜드의 입지를 확장할 수 있어요.

Tip! 현장에서 관찰한 고객의 반응과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이를 협업 및 입점 제안서에 반영해 설득력을 높혀보세요.

🔎 스몰 브랜드를 전개하는 데에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인가요? 반대로 가장 좋은 점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사람들의 마음을 읽는 게 가장 어려워요. 취향이 다양해지고 트렌드가 굉장히 빨리 변화하는 업계에 있다 보니 제가 했던 예측과 어긋나는 경우가 종종 생기거든요. 이 상품이 괜찮지 않을까, 하고 만든 것이 외면당하기도 하고, 확신이 들지 않아 소량 주문한 상품은 금방 품절이 되기도 하고요. (물론 매번 예측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지만요!) 저의 예측과 시장의 요구를 잘 맞출 줄 아는 감각을 기르는 게 초보 대표로서 필요한 능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페어에 나가거나 전시를 열기도 하는 거죠. 계속 가까이에서 사람들의 반응을 읽기 위해서요.

스몰 브랜드 운영을 하며 좋은 점은 내가 원하는 것을 마음껏 시도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리고 망해도 괜찮다는 것. 타인과 공동 작업을 하거나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다면 반드시 제가 하고 싶은 부분의 일정 정도는 제한이 될 거예요. 하지만 지금 제게는 아무런 구속이 없어요. 스몰 브랜드를 운영하는 많은 분들이 이런 자유도를 높게 사는 것 아닐까요?

🔎 브랜드를 운영하는데 한 가지 초능력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고르시겠어요?

🎀  관종력. 저는 스몰 브랜드 대표들에게 꼭 필요한 능력이 바로 ‘관종력'인 시대가 온 게 아닌가 싶어요. 관종력이 있다면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을 수 있는 때 아닌가요? 사업을 하든, 크리에이터가 되든, 직장을 다니든 간에 자신을 세상에 내보일 수 있고, 주목받으려는 욕구가 있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제게도 관종력이 있다면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저 자신을 적극적으로 세상에 팔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지금의 저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에요.

🔎 ‘오이소이’에서 첫 직원을 뽑는다면 어떤 사람이기를 바라나요?

🎀 타인의 마음과 사회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직원이면 좋겠어요. 고객을 잘 응대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능력이고, 또 트렌드를 잘 읽어야 계속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제작하고 판매할 수도 있을 테니까요. 제가 부족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런 능력이 있는 직원이 있다면 함께 힘을 모아보고 싶습니다.

🔎 동종 업계의 스몰 브랜드 마켓에 관한 대표님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 홈데코 업계, 정말 쉽지 않습니다. (웃음) 제가 코로나19가 끝난 후에 브랜드를 시작했어요. 바이러스가 극심하던 시기에 비해 아무래도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도가 줄어들었다고 생각해요. 한참 붐이었을 때에 비하면 소비의 규모 자체가 줄었다는 감각이 있거든요. 하지만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은 코로나19 덕분에 높아진 것이 사실이죠. 그 부분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며 운영해 나가고 있고요.

또 인테리어와 홈데코에도 트렌드라는 게 존재하는데, 제가 시작할 때쯤엔 ‘화이트 앤 우드’가 압도적인 대세였어요. 하지만 이제 각자의 취향이 무척 다양화되었고, 그 다양해진 취향을 만족시키는 게 저희와 같은 브랜드의 미션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해졌다는 건 곧 ‘틈새'를 잘 찾아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죠. 정확한 타깃과 그들의 니즈를 찾아내는 것이 핵심이면서 가장 어려운 점이에요.

🔎 업종 불문, 개성이 잘 드러난다고 생각하는 스몰 브랜드를 추천해 주세요!

🎀 요즘 모로모로라는 브랜드에 관심을 두고 있어요. SNS만 보아도 콘텐츠의 톤이 일정하고 좋은 퀄리티로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고요. 양재천 근방에 있는 오프라인 공간도 무척 아름답습니다. 시계라는 아이템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데, 단정하고 깨끗한 상품들도 인상적이에요.

헤일메리라는 브랜드도 자주 살펴봅니다. 특히 저는 스몰 브랜드를 운영하기 때문에 펀딩 사이트들을 자주 보는데요. 헤일메리의 펀딩 진행을 지켜보면서 팬층이 무척 두텁다는 것이 느껴졌어요. 브랜드 색이 확실하다고 생각하고요. 교보문고, 과학동아 등 타 브랜드와의 협업을 보며 배울 점도 많은 것 같아요.

🔎 ‘오이소이’의 연료가 되는 '브랜드 키'는?

🔑 ‘고객 피드백'이 핵심입니다. 뻔한 대답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직접 만든 제품을 구매하신 분들이 긍정적으로 남겨주시는 코멘트 때문에 힘을 내서 계속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너무 예쁘다!”라는 짧은 감탄의 메시지만으로도 에너지가 불끈 솟는 느낌이 들거든요. 결국 저는 아주 단순한 한마디를 원하는 것 같아요. “오이소이 예쁘다!” “오이소이 귀엽다!” 그런 말을 징검다리 삼아 달려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