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키 레터 vo.15(2)에서는
스몰 브랜더 '모퉁이 작업실' 양경현 대표님과 이야기를 이어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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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퉁이 작업실의 뒷 이야기, 함께 들어볼까요-?

🔎 ’모퉁이 작업실’에서 현재 가장 집중하고 있는 업무는 무엇인가요?

🔑 요즘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은, 모퉁이 작업실에 방문해 주시는 분들에게 어떻게 진심으로 소통하고 다가갈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이곳에 오신 분들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특별한 존재로 느껴지길 바라며, 마음을 열고 편안하게 머물다 가실 수 있도록 따뜻한 분위기를 인테리어에 담고 있어요. 온전한 저만의 공간이 생기면서 하게 된 생각의 변화이기도 하네요!

🔎  공간 오픈을 앞두고 가장 우려되는 점을 알려주세요.

✨ ‘모퉁이’ 같은 공간을 열었다 보니 흔하게 눈에 띄는 곳은 아니에요. 주변에서 건물 입구를 찾기 어렵다는 피드백이 있어서 사람들의 눈에 잘 들게 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어요. 일단 입간판부터 설치해 보려고 합니다. (웃음) 또, 스몰 브랜드는 온라인으로 마케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꾸준히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스레드 등에 포스팅을 올려야겠다고 생각하는데 마음처럼 쉽지 않더라고요. 어떻게 오래 해나갈 수 있을지 구상 중입니다.

본격적으로 출근할 곳이 생겼으니 이곳에서 하루를 잘 보내야 하는데요. 나만의 루틴이 꼭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손님들이 오시는 때가 아닌 나머지 시간은 온전히 제가 꾸려야하기 때문에, 시간을 바르게 써야 한다는 압박감도 느끼고 있습니다.

✨ 사소한 이유부터 말하자면 집에서 작업한다는 게 무척 힘들었어요. 유리공예는 특성상 소음이 많이 발생하고 재료나 집기가 많은데요. 베란다에서 작업을 할 때면, 소음 신경 쓰지 않고 자유롭게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절실하다고 느꼈죠. 이제 걱정 없이 마음껏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앞으로 나올 결과물들이 기대돼요.

올해 입주했던 크래프트랩에서의 시간도,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기대를 키워준 것 같아요. 사람들과 소통하고 함께 작품을 만들며 큰 보람과 즐거움을 느꼈거든요.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싶다는 마음이 공간을 마련하게 된 중요한 이유였습니다. 다양한 분들과 함께 할 이 공간의 미래가 저도 벌써 궁금해지네요!

🔎 기본적인 작업실과 수업 공간 외에 다른 방식으로 활용하려는 계획도 있나요?

✨ 연기를 했던 이전의 경험 때문인지, 공연을 만들어 올리고 싶다는 상상을 자주 해요. 제가 만든 다양한 조명의 빛을 활용해 낭독 공연을 열어보고 싶어요. 직접 이야기를 쓰고, 소품까지 제작한다면 더 의미 있는 공연이 될 것 같아요.

또, 여러 분야의 작가님들과 전시를 만들거나, 플리마켓도 열어보고 싶고요. 서로의 작품을 공유하며 영감을 얻고, 다양한 창작활동을 펼칠 공간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타 브랜드와의 협업에 관해 구체적으로 고민해 본 바는 없지만, 제가 처음 브랜드를 시작했을 당시 한 오프라인 빈티지 숍에 입점 판매를 했었거든요. 그때 제 작품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그래서 오프라인 입점을 희망하는 작가님들과 만나게 된다면, 모퉁이 작업실의 일부를 입점 공간으로 내어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무엇이든 가능한 일들을 원 없이 해보고 싶어요.

🔎 스몰 브랜드를 운영하는데 한 가지 초능력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고르시겠어요?

✨ 현실적인 감각이 부족한 편이라 상상만 하고 실현되지 못한 아이디어들이 많아요. 만약 한 가지 초능력을 가질 수 있다면, 상상을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실행력을 얻고 싶다고 말하고 싶어요.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에 유독 약하고, 우선순위를 세우는 것이 어렵더라고요. 공간을 운영하는 데 있어 두려움을 느끼는 지점도 이 부분인 것 같아요. 저의 24시간을 제가 온전히 통제해야 한다는 점. 열심히 해 봐야겠지요?

🔎 ‘모퉁이 작업실’의 첫 직원은 어떤 사람이기를 바라나요?

🔑 공방은 사람들과 계속 만나는 곳이에요. 그렇기에 사람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깃들어 있는 분이라면 좋겠습니다. 또 공방을 찾는 사람들은 마치 유리 조각처럼 제각각의 모양과 빛깔을 갖고 있거든요. 그래서 나와 다름을 존중하고 섬세하게 배려할 줄 아는 분이라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습니다.

🔎 공간 오픈 후 1년 안에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 앞서 언급했던 낭독극을 올리고 싶어요. 이 공간에서 꼭 해보고 싶은 개인적인 프로젝트 중 하나거든요. 그 외 사업적 측면에서는 제가 생각한 수준의 안정적인 수입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래야 제가 사랑하는 일을 계속 이어 나갈 수 있을 테니까요.

🔎 동종 업계의 스몰 브랜드 마켓에 관한 대표님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 개인적으로 공예 작업을 하는 분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모든 특수한 경우들을 다 이해하고 있지는 않아요. 저처럼 작업실을 꼭 필요로 하는 분들도 있고, 온라인으로만 활동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소품 숍 입점을 늘리는 전략을 선택하시는 분들도 있으며, 단체, 기관, 기업 출강 쪽에 무게를 두는 분들도 있습니다. 요즘에는 키트를 만들어 대량 판매하는 경우도 많아졌어요.

아직 저는 위에 나열된 예시보다 다른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편이에요. 오프라인 공간이 지닌 힘, 나만의 감성과 색깔을 전달하는 작업, 그리고 사람들과 구체적으로 연결된다는 감각 등에 중점을 두려고 합니다. 경제적으로는 앞선 예시들이 더 좋을지도 모르겠지만, 저처럼 자기만의 스타일을 꾸준하게 이어가는 소수의 작가님을 보며 힘을 얻고 있어요. 물론 시간이 흘러 작업실이 안정화되면 위의 예시들도 다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모퉁이 작업실은 시작 단계이니까요. 해보고 싶은 게 많아요!

🔎 업종 불문, 개성이 잘 드러난다고 생각하는 스몰 브랜드를 추천해 주세요!

✨ 먼저 상수에 위치한 독립서점 오케이어맨션을 소개하고 싶어요. 독립을 꿈꾸는 사람을 지지하는 공간인데요. 마침 이곳이 문을 연 초기에 제가 전시를 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어요. 한 달에 한번, 다양한 주제의 전시가 열리고 이런 전시들이 대부분 방문하는 고객들의 작업물로 만들어지는 걸 보면서 영감을 많이 받았습니다. 저도 언젠가 제 공간을 갖게 된다면 자리가 절실한 사람들에게 공간을 나누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된 것 같아요.

다음은 을지로에 있는 참프루! 무척 인상적인 와인 바였어요. 입구는 이상한 나라의 토끼 굴처럼 느껴졌고요. 원탁 테이블이나 메뉴판 같은 여러 요소가 다 흥미롭더라고요. 그곳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친구처럼 어우러지는 분위기도 참 좋았고요. 작업실을 만들 때 자주 떠오르던 곳이었어요.

🔎 ‘모퉁이 작업실’의 연료가 되는 '브랜드 키'는?

🔑 제 작품을 받고 행복해하는 사람의 얼굴을 상상하는 일이 공예를 이어 나가게 만들어주는 원동력인 것 같아요. 그동안 단기로 다른 이의 공간에 들어가 작업을 했다면, 이제는 제 공간이 생겼으니 행복해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더 많이, 더 자주 만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생겨요.

저 자신을 비주류인간이라고 생각했을 때, 유리공예로 만든 빨간 머리 앤 작품을 보며 큰 힘이 얻었거든요. 방황하고 있거나 때론 멈춰있다고 느끼는 사람들과 ‘잘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을 되살리는 브랜드로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저와 마음이 닿는 분들이 모인다면 그 우연한 만남이 연료가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