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몰 브랜드를 시작하게 만든 당신의 키(Key)는?

🔑 20대 내내 작은 책방 다니는 일을 좋아했어요. 짧은 회사 생활을 마치고 부모님이 계신 본가에서 쉬는 시간을 보내게 되었는데요. 잘 모르는 동네라 비슷한 취향의 사람들과 교류할 기회가 전무했어요. 함께 책 읽고, 커피도 마시고, 영화도 보며 이야기를 나눌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찾으려 했으나 거의 없었고요. 나이나 직업, 성별 같은 것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는 살롱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꼭 서울 중심부까지 가지 않더라도 살롱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니, 오히려 그 어느 곳보다도 필요한 도시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고요.

🔎 코너스툴의 타깃과 니즈는?

📍 제가 코너스툴을 열 때만 해도 경기 북부에 커뮤니티 활동을 활발하게 할 수 있는 책방이 거의 전무한 상태였습니다. 동두천시를 포함한 인근 거주자들 가운데 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삼았어요. 타깃 지역이 다소 넓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의외로 저와 비슷한 갈증이 있는 사람들이 경기 북부에 많았습니다. 이런 관계와 활동을 누리려면 서울까지 이동해야 했던 이들의 니즈가 있다고 판단했고, 실제로  그런 분들이 찾아주셨어요.

🔎 브랜드 운영 이전의 경험이 어떤 도움을 주고 있나?

📍 저는 엔터테인먼트 회사 두 곳의 뉴미디어 팀에서 일한 경험이 있습니다. 주로 다양한 온라인/모바일 채널의 콘텐츠를 기획하고 운영, 관리하는 일을 맡았고, 뉴미디어를 활용한 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일을 했어요. 단순히 책을 들여놓고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을 모으고 함께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하는 공간이었기에 끊임없는 독서 콘텐츠 기획과 발행, 그리고 빠른 실행이 필요했습니다. 이런 능력을 회사에서 키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BRAND.KEY] 

🔎 일종의 ‘팬덤’ 비즈니스 같은데. 팬덤 구축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 확실한 팬덤 비즈니스라고 생각합니다. 온라인으로 책을 구매하면 얻을 수 있는 각종 할인과 혜택을 모두 포기한 채 작은 동네 책방에서 책을 구매하고, 기꺼이 모르는 사람들과 얼굴을 마주한 채 대화를 나누겠다는 사람들이 찾는 곳이니까요.

저는 책방 문을 여는 거의 모든 날에는 반드시 모임이나 행사를 운영하려고 노력했어요. 단순히 책만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이 이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나아가 좋아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렇게 마음과 추억을 쌓은 사람들과 단단한 커뮤니티가 만들어졌어요. 여러 단골과는 공간을 닫은 지금까지도 매일 메시지를 주고 받아요. 그들 중 대부분은 제가 운영하는 여러 프로그램과 강의 등에 열심히 참여해주는 코너스툴의 든든한 지원군이자 친구랍니다.

🔎 브랜드 운영의 장애물이 있다면?

📍코로나19 이후로 오프라인 활동이 어려워져 공간은 문을 닫은 상태입니다. 현재 모든 활동을 온라인 또는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해 운영하고 있는데요. 최근 대면 행사나 활동이 늘어나면서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다른 공간과의 협업이나 책과 관련한 콘텐츠 제작 등으로 전환하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 스몰 브랜드를 운영하기 위한 초능력 한 가지를 얻게 된다면?

📍천리안(千里眼)을 갖고 싶네요. 종일 책 읽고 함께 글 쓰다 보면, 언제까지 이 두 눈을 계속 쓸 수 있을까 걱정됩니다. (루테인 섭취는 충분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천 리 밖까지도 쉽게 내다볼 수 있는 튼튼하고 밝은 눈으로, 근사한 글을 마음껏 만나고 나누고 싶습니다.

🔎 도서 업계의 스몰 브랜드 마켓에 관한 코너스툴의 생각은 어떠한지?

📍서점업에 관해서라면 마음이 복잡합니다. 스몰 브랜드로 자신만의 책방을 꾸려가는 사람들은 구조적으로 책 판매에만 의존해서는 지속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일부 책방을 제외하고는 적자 상황이 계속되고 있거나, 다른 일로 만든 수익으로 책방의 적자를 메꾸는 일이 허다합니다. 책방 일로 수익을 내기 위해선 그야말로 확실한 '브랜딩' 또는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속이 어렵지 않은 '일부 책방'으로 성장할 수 있다면 미래는 있다고 봐요. 하지만 많은 연구와 노력, 그리고 운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지금도 멋진 책방들은 계속 사라지고 있으니까요.

🔎 잘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스몰 브랜드가 있다면?

📍요즘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방은 *'작업책방 씀'*입니다. 두 명의 작가가 운영하는 책방인데요. 실제로 가보진 못했고, SNS에서 올라오는 소식이나 운영자인 이미화 작가의 유튜브를 재미있게 감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옷을 구매한 의류 브랜드 *'Charmeuse'*도 주목하고 있어요. 튼튼하고 좋은 옷이라는 게 느껴져서 자주 들여다봅니다.

🔎 코너스툴의 연료가 되는 '브랜드 키'는?

📍책과 사람들. 식상한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책을 매개로 사람들과 독서/글쓰기 활동을 하고 있기에 두 가지 중 하나만 빠져도 모든 것이 멈춰버립니다. 벌써 코너스툴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활동한 지 7년 차인데요. 공간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남아 같이 책을 읽고 글을 쓰자고 말해주시는 사람들이 남아 있어요. 그런 분들과 아름다운 책을 계속 읽어가고 싶어요.

 코너스툴의 브랜키는 '사람'이다👥